국가간 송금 확 빨라진다…한은, '만달라 프로젝트' 성공적 마침표
최종수정 : 2024-10-28 17:03기사입력 : 2024-10-28 17:02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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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앞으로 국경을 넘어 돈이 오고 가는 국가 간 지급결제 효율성과 투명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그동안 각 금융기관이 서로 다른 국가의 규제체계를 준수하는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모됐지만 한국은행이 규제 확인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면서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은이 국제결제은행(BIS), 국제금융협회(IIF), 미국·영국·일본·프랑스·스위스·멕시코 중앙은행과 함께 준비 중인 '아고라 프로젝트'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고라 프로젝트는 '토큰화 예금'과 '기관용 중앙은행 화폐(CBDC)'를 활용해 통화시스템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는 국제 협력 사업이다.

한은은 28일 국가 간 지급 결제 과정에서 관련 규제를 준수했는지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증 테스트까지 통과했다는 내용의 만달라(Mandala) 프로젝트 최종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년간의 성과다. 만달라 프로젝트에는 한은을 비롯해 호주·싱가포르·말레이시아 중앙은행과 BIS가 참여했다.

현행 국가 간 지급(cross-border payments)은 돈을 보내는 지급은행, 받는 수취은행, 환거래은행 등 여러 금융사를 거쳐 처리되기 때문에 속도가 느릴 뿐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은행 간 자금 이체 단계마다 지급·수취인 정보, 자국 법률, 자사 내규, 글로벌 규제의 준수 여부를 매번 반복해 확인하면서 비효율성이 매우 크다.

만달라 프로젝트는 시스템을 통해 이런 규제 준수 확인 절차를 자동·간소화할 수 있는지 실증 사업이다. 프로젝트에서 지급은행은 지급·수취인, 금액, 거래국가, 지급 방법 등만 입력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국가별 자본이동관리(CFM) 정책, 글로벌 차원의 자금세탁방지(AML)·테러자금조달방지(CFT) 규제 등 점검 목록을 만들고 준수 여부까지 확인했다.

한은은 한국-호주 간 만달라 프로젝트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호주 납품업체가 발행하는 100만 호주달러(AUD) 상당의 비상장증권을 한국 제조업체가 취득하면서 채권·채무 상계 후 50만 AUD를 이체하는 경우를 가정했다.

현행 절차를 따르면 국내 지급은행이 AML·CFT 준수 여부, 지급인의 한은 앞 신고(외국환거래법상 비상장증권 취득액이 건당 5000달러를 넘을 경우) 여부 등을 확인한 뒤 자금을 이체한다. 이 돈을 받은 호주 수취은행은 다시 AML·CFT 위반 사항을 다시 점검하고 나서야 수취 고객 앞으로 입금한다.

하지만 만달라 시스템에서는 외국환거래법 준수 여부가 자동으로 확인되고 지급·수취은행이 각각 수행하던 AML·CFT 점검 절차도 한 번에 가능하다.

신성환 한은금융결제국 디지털화폐분석팀장은 "이번 만달라 프로젝트를 통해 국가 간 지급의 주요 제약 요인이었던 '규제 준수 확인 절차'를 자동화함으로써 국가 간 지급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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